호이와 함께한 1년, 그리고 나의 변화
봉사단원 김미나

2025년 4월, 나는 교육 NGO 호이(Hope Education)의 봉사단원으로 우간다 굴루 땅을 밟았다. 그리고 이제 2026년3월, 그 시간들을 정리하며 이 글을 쓴다.
처음 이곳에 올 때 나는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고,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안다. 나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왔지만, 가장 많이 변화된 사람은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교사를 세우는 일, 사람을 세우는 일
호이의 철학은 분명했다.
“교사가 성장해야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다.”
처음에는 당연한 말처럼 들렸다.
그러나 교사 연수를 준비하며, 교실을 관찰하며, 교사들의 고민을 들으며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이의 하루를 결정하는 사람, 아이의 자존감을 세우는 사람, 때로는 부모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이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교단을 지키는 교사들을 보며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누군가의 성장을 위해 얼마나 준비된 사람인가?”
교사를 훈련시키는 일은 기술을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교사의 내면을 단단하게 세우는 일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알게 되었다.
교육은 지식이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일이라는 것을.

재봉틀 소리 속에서 들은 희망
호이의 또 하나의 사업, 맘센터.
미혼모이거나 어려운 환경에 놓인 여성들이 봉제 기술을 배우며 아이들의 학비를 마련하는 공간이다. 처음 재봉틀이 줄지어 놓인 그 공간에 들어섰을 때, 나는 단순한 직업훈련 현장을 떠올렸다.그러나 그곳은 단순히 옷을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삶을 다시 꿰매는 공간이었다.
엄마들은 천을 자르고 바느질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제는 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어요!”
그 말 속에는 경제적 자립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것은 존엄의 회복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나는 또 다른 질문을 마주했다.
엄마는 성장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괜찮을까?

아이들의 마음을 만지다 – SEL 프로젝트
그 질문에서 시작된 것이 이번 사회적 정서교육(SEL) 프로젝트였다.
대상은 맘센터 엄마들의 자녀들이었다.
처음 만난 아이들의 눈빛은 조심스러웠다.
“기분이 어때?”라고 물으면
“괜찮아요.”
“몰라요.”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이 아이들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말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우리는 미술치료를 했다.
아이들은 종이 위에 화난 얼굴, 울고 있는 얼굴, 혼자 서 있는 작은 사람을 그렸다. 그림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감정 일기를 쓰며 아이들은 조금씩 자신의 하루를 언어로 옮기기 시작했다.
“친구가 나를 놀려서 슬펐어요.”
“엄마가 웃어서 기뻤어요.”
그 문장을 읽으며 나는 마음이 먹먹해졌다.
이 아이들은 단지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함께 《The Lion King》을 보았다.
심바가 두려움 때문에 도망치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무서우면 피하고 싶어요.”
“그래도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그날 나는 알았다.
아이들은 이미 삶을 이해하고 있었다.
단지 그것을 말할 표현능력과 자신감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가장 빛났던 순간
프로젝트의 마지막,
‘부모님과 함께하는 옷 만들기’와 패션쇼.
아이와 엄마가 함께 옷을 디자인하고, 엄마가 직접 바느질해 완성한 옷을 입고 무대에 서는 시간이었다.
한 엄마가 말했다.
“아이와 이렇게 웃어본 적이 처음이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우리가 만든 것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행복’이었다는 것을.

내가 배운 것
나는 이곳에 무언가를 주기 위해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배웠다.
사람은 존중받을 때 성장한다는 것.
감정은 표현될 때 치유된다는 것.
그리고 진짜 변화는 숫자가 아니라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것.
나는 계획서를 쓰고, 예산을 정리하고, 강사를 섭외하고, 언어의 장벽 앞에서 좌절하기도 했지만 그 모든 과정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정서적으로 소진될 것 같았던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의 웃음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이제, 떠나며
이제 봉사단원으로서의 시간은 끝났다.
나는 교사를 세우는 일이 왜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엄마가 자립하는 것이 왜 아이의 미래와 연결되는지 알게 되었고,
아이의 감정을 세우는 일이 공동체의 평화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눔은 일방적인 도움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여정이라는 것을.
나는 무언가 하러 왔지만 더 많이 배우고 돌아간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이 땅을 떠올릴 때,
나는 재봉틀 소리와 교사의 열정과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함께 기억할 것이다.
호이와 함께한 1년, 그리고 나의 변화
봉사단원 김미나
2025년 4월, 나는 교육 NGO 호이(Hope Education)의 봉사단원으로 우간다 굴루 땅을 밟았다. 그리고 이제 2026년3월, 그 시간들을 정리하며 이 글을 쓴다.
처음 이곳에 올 때 나는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고,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안다. 나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왔지만, 가장 많이 변화된 사람은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교사를 세우는 일, 사람을 세우는 일
호이의 철학은 분명했다.
“교사가 성장해야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다.”
처음에는 당연한 말처럼 들렸다.
그러나 교사 연수를 준비하며, 교실을 관찰하며, 교사들의 고민을 들으며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이의 하루를 결정하는 사람, 아이의 자존감을 세우는 사람, 때로는 부모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이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교단을 지키는 교사들을 보며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누군가의 성장을 위해 얼마나 준비된 사람인가?”
교사를 훈련시키는 일은 기술을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교사의 내면을 단단하게 세우는 일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알게 되었다.
교육은 지식이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일이라는 것을.
재봉틀 소리 속에서 들은 희망
호이의 또 하나의 사업, 맘센터.
미혼모이거나 어려운 환경에 놓인 여성들이 봉제 기술을 배우며 아이들의 학비를 마련하는 공간이다. 처음 재봉틀이 줄지어 놓인 그 공간에 들어섰을 때, 나는 단순한 직업훈련 현장을 떠올렸다.그러나 그곳은 단순히 옷을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삶을 다시 꿰매는 공간이었다.
엄마들은 천을 자르고 바느질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제는 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어요!”
그 말 속에는 경제적 자립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것은 존엄의 회복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나는 또 다른 질문을 마주했다.
엄마는 성장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괜찮을까?
아이들의 마음을 만지다 – SEL 프로젝트
그 질문에서 시작된 것이 이번 사회적 정서교육(SEL) 프로젝트였다.
대상은 맘센터 엄마들의 자녀들이었다.
처음 만난 아이들의 눈빛은 조심스러웠다.
“기분이 어때?”라고 물으면
“괜찮아요.”
“몰라요.”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이 아이들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말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우리는 미술치료를 했다.
아이들은 종이 위에 화난 얼굴, 울고 있는 얼굴, 혼자 서 있는 작은 사람을 그렸다. 그림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감정 일기를 쓰며 아이들은 조금씩 자신의 하루를 언어로 옮기기 시작했다.
“친구가 나를 놀려서 슬펐어요.”
“엄마가 웃어서 기뻤어요.”
그 문장을 읽으며 나는 마음이 먹먹해졌다.
이 아이들은 단지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함께 《The Lion King》을 보았다.
심바가 두려움 때문에 도망치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무서우면 피하고 싶어요.”
“그래도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그날 나는 알았다.
아이들은 이미 삶을 이해하고 있었다.
단지 그것을 말할 표현능력과 자신감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가장 빛났던 순간
프로젝트의 마지막,
‘부모님과 함께하는 옷 만들기’와 패션쇼.
아이와 엄마가 함께 옷을 디자인하고, 엄마가 직접 바느질해 완성한 옷을 입고 무대에 서는 시간이었다.
한 엄마가 말했다.
“아이와 이렇게 웃어본 적이 처음이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우리가 만든 것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행복’이었다는 것을.
내가 배운 것
나는 이곳에 무언가를 주기 위해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배웠다.
사람은 존중받을 때 성장한다는 것.
감정은 표현될 때 치유된다는 것.
그리고 진짜 변화는 숫자가 아니라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것.
나는 계획서를 쓰고, 예산을 정리하고, 강사를 섭외하고, 언어의 장벽 앞에서 좌절하기도 했지만 그 모든 과정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정서적으로 소진될 것 같았던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의 웃음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이제, 떠나며
이제 봉사단원으로서의 시간은 끝났다.
나는 교사를 세우는 일이 왜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엄마가 자립하는 것이 왜 아이의 미래와 연결되는지 알게 되었고,
아이의 감정을 세우는 일이 공동체의 평화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눔은 일방적인 도움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여정이라는 것을.
나는 무언가 하러 왔지만 더 많이 배우고 돌아간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이 땅을 떠올릴 때,
나는 재봉틀 소리와 교사의 열정과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함께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