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선생님들의 학교학습공동체

최근 내년도 KOICA 사업 제안을 준비하면서 Wolf와 Peele (2019)의 논문을 흥미롭게 읽었어요. 개발도상국의 교육의 질을 향상하려면, 교사 전문성 개발이 중요합니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세계은행의 171개 교육 프로젝트 중 약 2/3가 개도국 교사의 전문성 개발과 관련된 프로젝트였습니다(Popova et al., 2018). 그런데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몇 개월, 길어야 1년이었어요. 수업에 대한 지속적인 코칭이 이뤄져야 교사의 전문성 개발이 가능한데, 1년 이상 지속되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었어요. Wolf와 Peele (2019)에 따르면, 교사교육훈련을 1년만 받은 교사에게는 2년 동안 교육을 받은 교사에 비해 교사교육훈련 프로그램의 효과가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Wolf와 Peele (2019)는 교사교육 자원이 효과적으로 쓰이고 교사교육의 효과가 다년도로 이어지려면, 지속적인 코칭과 교사교육훈련을 “최소 2년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논문을 읽으며 7월 출장 때 방문한 학교가 떠올랐습니다. 호이의 SLC가 한 학교에 도입될 때 2년(6학기) 동안 집중적인 모니터링과 지원을 제공합니다. 2년 동안의 집중적인 모니터링이 종료된 후에는, 학교 주변의 여건이 열악하여 교수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도 학기당 7번의 공개 수업을 하고, 교사들 간 수업에 대한 성찰을 나누며,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았습니다. 수업 시수는 적지만 다른 교사들처럼 수업을 해야 하는 교장 선생님도 수업을 공개하고 SLC에서 자신의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한 학교에서 SLC라는 새로운 문화가 자리잡으려면 최소 2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SLC를 도입할 때는 늘 2년 동안 집중적인 모니터링과 지원을 제공했는데요. 그런 경험적인 믿음에 대한 학술적인 증거를 알게 되어 정말 기뻤습니다.   

증거 기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건 어떤 걸까요?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부터 교육 정책과 관련 이론을 빠삭하게 알고, 과학적인 증거에 따라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계획대로 운영한다는 건 이상적인 이야기가 아닐까요? 우간다에서 학교학습공동체 SLC를 10년 동안 운영하면서 좌충우돌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교사의 성장과 변화를 통한 교육의 질 향상”이라는 방향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현장 교사들과 SLC 모니터링을 매주 다니는 현장 스태프들에게 배우면서 우간다 교육 제도와 정책, 교사교육 관련 이론들을 꾸준히 공부했습니다. 정책과 이론, 현장의 간극을 좁히려고 노력했던 시간을 통해 학교학습공동체 SLC가 지금의 모습을 띄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10년 동안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특히 호이의 성과가 불투명할 때조차 호이의 방향성을 믿고 신뢰해주신 모든 후원 기관 및 개인 후원회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참고문헌

🔗Popova, A., Evans, D. K., Breeding, M. E., & Arancibia, V. (2018). Teacher professional development around the world: The gap between evidence and practice (World Bank policy research working paper 8572). Washington, DC: World Bank Group.

🔗Wolf, S. & Peele, M. E. (2019). Examining sustained impacts of two teacher professional development programs on professional well-being and classroom practices. Teaching and Teacher Education, 86, 102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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